스타에 끌려다니는 여자배구…통제불능 위기

2022. 2. 27. 13:00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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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화 © 한국배구연맹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나 안은 썩고 곪았다.” 전 국가대표팀 주장 김연경(33·상하이 광밍)의 뼈아픈 자기 성찰입니다. 치솟는 인기와 평균 연봉 1억 원에 감춰진 여자프로배구의 치명적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주전급 선수 몇몇이 감독을 교체할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여자배구. 스타급 선수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열악한 구조. 얇은 선수층과 폐쇄적인 구단 운영, 무늬만 프로지 중고교 수준을 못벗어난 구단의 의식구조가 작금의 IBK기업은행 사태를 몰고 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선수단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주전급 선수가 팀을 무단으로 이탈하는 일은 흔한 일이 됐습니다. 팀을 이탈해도 구단에서 상전 떠받들 듯 모시러 오니 못이기는 척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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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여자배구는 마치 갑자기 많아진 돈을 감당하지 못하고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졸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팬·언론이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억대 연봉이 대단한 화제가 아닐 정도로 급여 수준도 치솟았습니다.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어딘가 모르게 말과 행동 모두 붕 떴다’는 쓴소리를 듣는 프로선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V리그 여자부 현장에선 “상대적으로 경력이 대단하지 않은 감독·코치들은 선수들에게 영이 서지 않는다. 한마디로 선수들이 우습게 여긴다”는 지도자들의 한탄이 들려옵니다.

코치는 감독을 보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러나 김사니 IBK 코치 처럼 감독이 아닌 선수편에 서서 편가르기를 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감독으로 승진하겠다는 욕심에 핵심 선수들에게 “코치님이 감독이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게끔 친분을 쌓고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코치가 있는 것이 한국여자배구의 현실입니다.

코치가 시즌 도중 팀을 무단 이탈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거니와 그 코치를 아무 문책 없이 다시 받아들여 감독 대행을 시키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지금 한국여자배구는 대수술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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