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챔피언 8명 배출하고도 잊혀가는 WEC

2024. 10. 24. 00:43격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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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가키 다케야(왼쪽)가 WEC 챔피언 미겔 토레스 3차 방어전에 도전자로 나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둘의 타이틀매치는 종합격투기 밴텀급 역대 10위 안에 드는 명승부였습니다. 사진=TKO

‘WEC 출신 마지막 UFC 스타가 종합격투기 파이터 경력을 끝냈습니다.’

정찬성(37)이 2023년 8월 싱가포르실내체육관 관중 1만263명 앞에서 전 페더급(-66㎏) 챔피언 맥스 홀러웨이(33)와 치른 UFC 파이트 나이트 225 메인이벤트로 17년 프로 커리어를 정리하자 나온 미국의 반응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는 2010년 형제 대회사 WEC를 흡수했습니다. WEC 타이틀매치는 UFC 챔피언 8명 및 UFC 타이틀매치 11명을 배출했습니다. WEC 타이틀전과 UFC 타이틀전을 둘 다 경험한 선수가 19명이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정찬성은 2010년 WEC를 통해 미국 무대를 처음 밟았습니다. 5분×3라운드 데뷔전 처음부터 끝까지 벌인 난타전으로 현지 생중계 시청자를 사로잡아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이 생기는 등 단숨에 종합격투기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코리안 좀비’는 WEC 2연패를 딛고 2013·2022년 UFC 페더급 타이틀매치로 국내 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2012년 이후 UFC 10회 연속 메인이벤트 경기 역시 한국 종합격투기선수가 다시 세우기 힘든 업적입니다.

미즈가키 다케야 종합격투기 해설위원이 UFC 경기장 ‘옥타곤’을 배경으로 화상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습니다.

UFC 미즈가키 다케야(41) 일본어 방송해설위원은 WEC 밴텀급(-61㎏) 타이틀전 출신입니다. “WEC를 굉장히 좋아한다. X를 둘러보다 관련 콘텐츠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리트윗하고 있더라. 이렇게 잊혀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정찬성이 2010년 WEC 첫 경기로 미국 팬덤의 인기를 얻었다면, 미즈가키 다케야는 2009년 WEC 데뷔가 타이틀매치였습니다. “그때는 UFC에 밴텀급이 없어 WEC가 틀림없는 월드 넘버원이었다.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에 도전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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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WEC 밴텀급·페더급 챔피언은 그대로 초대 UFC 챔피언이 됐습니다. 따로 테스트할 필요가 없는 국제적인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얘기입니다. 미즈가키 다케야가 “WEC 타이틀전으로부터 내 종합격투기선수 인생 최고의 긍지를 느낀다”고 충분히 말할만합니다.

도전자 마에다 요시로(왼쪽)가 WEC 챔피언 미겔 토레스 1차 방어전에서 킥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사진=TKO

최강 WEC 밴텀급/페더급 왕좌를 노린 아시아 파이터는 마에다 요시로(43)와 미즈가키 다케야가 전부입니다. 미즈가키는 “2000년대 후반 일본 종합격투기 경량급 수준이 글로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높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에다 요시로는 2006년 일본 Pancrase 페더급 챔피언으로 등극했습니다. 2007년 1차 방어에 성공했고 밴텀급으로 내려가 2008년 WEC 타이틀매치를 치렀습니다. 미즈가키 다케야는 2008년 12월 일본 Cage Force 밴텀급을 제패한 기세를 몰아 2009년 4월 WEC 챔피언과 맞붙었습니다.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에 따르면 2008년 마에다 요시로는 밴텀급 세계 3위, 2009년 미즈가키 다케야는 6위로 둘 다 WEC 도전권을 얻기 충분한 월드클래스였습니다.

미즈가키 다케야는 “아무래도 UFC에 없는 체급이다 보니 브라질 Nova União 밴텀급/페더급 선수들이 일본 대회에 많이 왔다. 자연스럽게 강한 외국인과 경기할 기회가 잦은, 굉장히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돌아봤습니다.

조제 아우두가 2010년 9월 WEC 페더급 타이틀 2차 방어 성공 후 기뻐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경기 없이 2010년 11월 초대 UFC 페더급 챔피언이 됐습니다. 사진=TKO

‘노바 우니앙’은 WEC·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아우두(38)로 대표되는 브라질 주짓수 및 종합격투기 훈련팀입니다. 2010년 6월~2014년 2월 WEC 및 UFC 데뷔 9연승으로 밴텀급 월드 넘버원이 된 헤낭 바랑(36)도 육성했습니다.

2008년 8월 웰터급(-77㎏) 미우라 히로미쓰(43)까지 WEC 타이틀매치를 치른 아시아 3명은 모두 일본 선수입니다. 미우라는 펀치 TKO로 지긴 했지만, 훗날 UFC 잠정 챔피언이 되는 카를로스 콘딧(40·미국)과 4라운드 종료 17초 전까지 20분 가깝게 겨룬 부끄럽지 않은 패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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