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손준호 구금 연장…중국축구협회장 기소 여파

2024. 7. 13. 14:33축구

반응형

손준호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 시절 모습. 사진=산둥 타이산

손준호(31)가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과 계약이 해지된 무소속 축구선수가 되어 예정보다 오래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중국 뉴스매체 ‘톈톈칸뎬’은 2023년 9월28일 “천쉬위안(67) 중국축구협회장이 기소됐다. 손준호는 한국에 의해 구출되지 못한 채 (처음 계획보다) 구금 기간이 연장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손준호는 2023년 5월12일부터 랴오닝성 공안(경찰)에 의해 뇌물 혐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6월18일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되어 형사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습니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이 손준호 구금을 확인해준 것을 제외하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3년 6월 1일 파견한 경영본부장과 변호사는 5일 성과 없이 귀국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2023년 9월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중국에 불구속 수사 협조 요청 중이다. 손준호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밝혔습니다.

그러나 ‘톈톈칸뎬’은 “중국의 결단력을 과소평가했다. 천쉬위안이 형사재판에 넘겨진 것이 공개되자 한국이 당황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손준호는 중국 국가감찰위원회 출범 후 외국인 축구선수 첫 강제 조사를 받았습니다.

지방정부 수준을 넘어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2018년 국무원 국가부패예방국 및 최고인민검찰원 부패뇌물수수총국을 흡수하여 헌법 기구가 됐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율위원회까지 축구계 부정 척결에 나선 결과가 바로 천쉬위안 기소입니다. 2005~2019년 상하이국제항만그룹(상강) 대표를 지낸 데 이어 5년째 축구협회장을 맡은 거물까지 휘말린 것입니다.

반응형

상하이는 세계 4대 항구도시 중 하나입니다. 상강은 2003년 국가 소유·관리 기업으로 설립되어 중국 교통부 상하이 항만국이 가지고 있던 모든 공공 터미널에 대한 독점 운영권을 넘겨받았습니다.

상하이국제항만그룹은 2013~2014년 메인 스폰서였던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하이강을 2015년 인수했습니다. 2015~2020년에는 축구단 공식 이름이 ‘상하이 상강’일 정도로 누가 오너인지를 분명히 나타냈습니다.

천쉬위안은 상하이 상강 구단주 경험을 발판으로 2019년 중국축구협회장이 됐습니다. 이런 인물이 형사재판을 받는 것은 중국 슈퍼리그가 부패 제거 대상으로 여겨지는 현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톈톈칸뎬’은 “손준호는 2023 중국 슈퍼리그 전반기 종료와 함께 방출됐다. 7월부터 FA로 풀렸지만, 구속 상태라 당장 새로운 소속팀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전했습니다.

산둥 타이산은 2023년 6월 홈구장 방문자한테 손준호를 홍보하려 설치한 포스터를 철거했습니다. 동료에게 손준호가 쓰는 사물함임을 알리기 위한 탈의실 내부 사진 역시 떼어냈습니다.

손준호는 산둥에서 수비형/중앙 미드필더로 2021 중국 슈퍼리그 21경기 4득점 4도움 및 90분당 공격포인트 0.40으로 맹활약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연말 시상식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MVP가 유력한 분위기였습니다.

산둥은 2022년이 되자마자 손준호와 2025시즌까지 재계약했습니다. 1년 연장 옵션 또한 넣었습니다. 사우샘프턴, 풀럼 등 잉글랜드프로축구팀들이 영입을 검토하자 잔류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입니다.

손준호는 한국프로축구 시절에도 K리그1 도움왕(2017)·MVP(2020)로 빛났습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본선 32개국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중국 슈퍼리그 2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재계약 2번째 시즌 컵대회 포함 7경기만 뛴 채 산둥 타이산과 인연은 강제로 끝났습니다. 구단 측에서 중국 공안의 정식 입건을 근거로 방출했다면 남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