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유사강간 폭로까지…한국스포츠 어디까지 망가지나

2021. 3. 12. 22:01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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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인권 침해 현장으로 지적한 모 중학교 축구부 합숙소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폭력 폭로가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으로 번졌습니다. 남자축구대표팀 주장을 지낸 선수가 초등학교 운동부 후배들을 유사강간했다는 폭로는 충격을 넘어 경악 수준입니다.

국내 스포츠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남자축구대표팀을 얘기합니다. 주장을 5년간 역임했고 ‘한국이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 대상으로 3차례나 포함된 선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습니다. 그것도 입에 담기 조차 껄끄러운 성폭력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사회 전체가 ‘한국 체육계가 이렇게까지 심각했다니’라며 경악하기에 충분한 사안입니다. 폭력, 체벌, 성폭력 등 스포츠 인권 문제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계속 받아온 합숙 문화는 이번 폭로에서도 어김없이 성폭행 장소로 등장했습니다.

해당 초등학교가 속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이번에 축구부 학교폭력 시점으로 거론된 2000년뿐 아니라 몇 년 후 중학교 운동부 선배가 후배를 유사강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당시에도 큰 사회적인 문제였습니다.

외부와 격리된, 잠도 따로 잘 수 없는 열악한 합숙소에서 숱한 초중학교 운동부원이 예나 지금이나 함께 먹고 자며 팀워크를 높인다는 명목 아래 인권 유린을 견디고 있습니다.

합숙 문화에서 형성된 위계질서는 군대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운동부 선배가 후배를 유사강간했다는 얘기가 이번이 처음 나온 것이 아닌 것만으로도 짐작이 갑니다.

학창 시절 부모, 가족, 친구와 떨어져 지도자·팀원과 합숙하는 운동부원은 제대로 된 사회성과 성인지·인권 감수성을 키우기 힘든 환경입니다. 유명 축구선수 성폭행 여부에 관심에 쏠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한다면 입에 담기도 힘든 끔찍한 피해는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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